30초 요약: 1987년 허페이펑은 《비즈니스위클리(商業周刊)》를 창간했지만 첫 7년 동안 해마다 수천만 타이완 달러의 적자를 냈다. 오늘날 그가 세운 시티 퍼블리셔 그룹(城邦媒體集團)은 대만 최대 출판 왕국일 뿐 아니라, 디지털 전환의 파도 속에서 살아남은 몇 안 되는 레거시 미디어 중 하나다. 그의 이야기는 대만 인쇄 미디어가 디지털 충격을 버텨낸 생존기 그 자체다.
| 7년 | 1억 타이완 달러 |
|---|---|
| 《비즈니스위클리》 창간 초기 연속 적자 기간 | 2007년 픽스넷(痞客邦) 인수에 투자한 금액 |
1987년, 서른 살의 허페이펑은 대담한 결정을 내렸다. 대만에 재경 주간지를 읽는 문화가 아직 형성되지 않은 시절, 《비즈니스위클리》를 창간한 것이다. 출발은 처참했다. 78년간 해마다 12천만 타이완 달러씩 적자가 났다.
"《비즈니스위클리》를 창간하면서 나는 시장보다 8년 앞서갔고, 그만큼 이상의 세월을 손해 봤다." — 허페이펑 (The News Lens 인터뷰 팟캐스트)
📝 편집 노트
허페이펑 이야기에서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실수를 인정하는 용기'다. 영웅적 CEO 신화가 넘치는 사회에서 창업자가 "스스로를 해고하겠다"고 선언해 회사를 구한 이 결단은 어떤 성공학 책보다 충격적이다. 이것이 그가 나중에 쓴 《자만(自慢)》 시리즈(대만 내 판매 50만 부 돌파)가 공감을 얻은 이유다.
끝없는 재정 압박 앞에서 그는 창업자로서의 직관에 반하는 결정을 내렸다. 스스로를 해고한 것이다. 경영상의 맹점을 인정하고 경영권을 내놓은 채 뒤로 물러섰다. 이 권한 이양이 오히려 자원 재배분을 가능하게 했고, 잡지는 기사회생해 결국 대만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재경 주간지가 됐다.
가장 적자가 심한 디지털 부서를 사들이다
밀레니엄 이후 진짜 도전이 시작됐다. 인터넷이 부상하면서 인쇄 시장은 해마다 줄어들었다.
2007년, 많은 전통 미디어가 관망할 때 허페이펑은 블로그 플랫폼 픽스넷(PIXNET)을 1억 타이완 달러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당시엔 돈을 물에 던지는 것처럼 보였다. 픽스넷은 초기에 연간 3,000만 타이완 달러의 적자를 냈고, 그룹 내 최대 재정 부담이 됐다.
하지만 그는 한 가지를 꿰뚫어 봤다. 종이 미디어 사람들은 종이 미디어를 구할 수 없다는 것을.
"전통 미디어 종사자는 '디지털 이민자'다. 우리에게는 '디지털 원주민'이 필요하다." — 허페이펑 (《디지털 타임즈》 인터뷰)
허페이펑은 젊은 디지털 팀에 폭넓은 자율권을 줬다. 시티 퍼블리셔의 연간 수익 20%(약 8,000만 타이완 달러)를 디지털 시도에 투자하며 끝없는 시행착오를 감내했다. 8년을 버틴 끝에 픽스넷은 2015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세대 교체의 가치관 충돌
시대의 변곡점에 서다 보니 허페이펑의 발언은 때로 논란을 일으켰다.
2014년 그는 칼럼 《기업주를 위해 한 마디(為企業主說句公道話)》를 발표해 대만의 노사 관계를 짚으려 했으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자본가 편들기"라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최근 탕펑(唐鳳) 등 정치인에 대한 공개 지지 발언도 PTT 커뮤니티로부터 현실 감각이 없다는 비판을 샀다. 경제 고도성장기를 경험한 대형 그룹 리더로서, 독자층이 '재경지 구독 중산층'에서 '온라인 여론 주도층'으로 바뀌는 세대 간 가치관 충돌은 필연적이었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2020년 허페이펑은 대만 출판계 최고 영예인 금정상(金鼎獎) 특별 공로상을 수상했다. 영문 매체 《Taipei Times》는 이를 "대만 출판 환경 개선에 오랫동안 헌신한 공로"에 대한 인정이라고 보도했다.
재무 보고서를 앞에 두고 고민하며, 심지어 스스로를 해고하기로 결심했던 1987년의 그 잡지 창업자는, 그 시절의 시행착오가 30년 후 디지털 파도 앞에 선 대만 출판업계의 가장 중요한 생존 지침서가 될 줄은 몰랐을 것이다.